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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2

《혈룡기》 제37화 – 혈후와의 일기토 군이 맞붙은 전장, 두 심장은 서로를 겨눴다. 평원은 피와 쇠로 가득했다.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심장의 울림은 그에 맞서 퍼져나갔다.그러나 전장을 지배하는 건 단 한 존재였다.사슬 수십 줄을 몸에 두른,거대한 그림자.혈후.그의 발걸음이 땅을 울릴 때마다심장의 군 수십 명이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쇠의 공명에 심장이 강제로 조여진 것이다. 무린이 전방으로 나섰다.“너와는 내가 싸운다.”혈후의 붉은 눈이 무린을 꿰뚫었다.“명(命): 천무린. 멸(滅).”사슬이 바람처럼 휘둘러졌다.칼날처럼 날카롭고, 뱀처럼 유연했다. 첫 충돌.쾅—!무린의 검끝에서 얼음과 불이 폭발했다.그러나 혈후의 사슬은 곧 피를 빨아들여 재생했다.베어도, 녹여도, 다시 이어졌다.무린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심장이 요동쳤다.균열에서 터져나오.. 2026. 1. 1.
《혈룡기》 제30화 – 쇄의 종이 무림에 울리다 전쟁은 한 사람의 반역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쇠를 쥔 자가 종을 울렸을 뿐이다. 풍백현은 납혈진 깊숙한 지하에서 홀로 앉아 있었다.무린과 화란이 떠난 뒤에도 진은 여전히 붉게 뛰고 있었고,그 붉은 맥은 무림맹의 땅속을 넘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그는 작은 종 하나를 들어 올렸다.쇠로 된 종, 그러나 그 속엔 수많은 피의 맹세가 담겨 있었다.“때가 왔군.”풍백현이 종을 울렸다. 쿵──낮고 깊은 울림이 납혈진을 타고 퍼졌다.지하의 문양들이 붉게 타올랐다.그리고 그 울림은 곧 강을 건너고, 산을 넘고,무림의 모든 문파로 흘러갔다.종소리를 들은 자들은 모두 같은 환영을 보았다.피에 잠긴 전각, 쇠사슬에 묶인 사람들,그리고 그 사슬을 부수려는 검객의 그림자.풍백현의 목소리가 환영을 뚫고 울렸다.“천무린은 무림을 배.. 2025.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