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3 《혈룡기》 제35화 – 쇄의 군의 행진 심장의 군이 태어나자, 쇠는 군대로 응답했다. 납혈진의 심장부.풍백현은 검은 제단 위에 홀로 서 있었다.그의 손끝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고,그 피가 바닥 문양을 타고 사슬처럼 엮였다.쿵— 쿵—피와 쇠가 한 박자로 고동쳤다.그 울림은 무림 전역의 종소리와 합쳐졌다.풍백현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무린, 심장의 군이라 부른다고?그럼 나는 쇠로써 군을 만들겠다.” 붉은 안개 속에서, 병사들이 걸어나왔다.혈사보다 더 정연한 행진.혈후보다 더 무거운 기운.그들은 사슬을 갑옷처럼 두르고,허리마다 작은 종을 매달았다.걸음마다 종이 울렸고,울림은 대열 전체를 하나의 심장처럼 만들었다.쇄의 군(鎖軍).풍백현이 만든, 피와 쇠의 군대. 각 문파의 장문들도 그 종소리에 굴복했다.“무린은 반역자다!쇠의 질서에 따라라!”그들의.. 2026. 1. 1. 《혈룡기》 제34화 – 심장의 군, 첫 동맹 쇠의 종이 무림을 묶을 때, 심장의 울림은 뜻을 가진 자들을 모았다. 산허리의 전장은 아직 피비린내로 젖어 있었다.쓰러진 혈사들의 사슬은 흩어져 녹아내렸고,붉은 안개는 바람을 타고 흘러내렸다.무린은 검을 땅에 꽂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심장은 여전히 불규칙하게 요동쳤지만,그 울림은 종소리와 맞서며 더 깊어지고 있었다.화란이 그의 곁을 지키며 속삭였다.“너의 울림을 들은 자들이 올 거야.쇠에 묶이지 않은 심장은, 반드시 반응할 테니까.” 그 말이 끝나자, 숲길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십여 명의 무인들이 나타났다.그들의 눈빛은 붉지 않았다.앞에 선 노인이 무릎을 꿇었다.“소협, 우리는 종소리를 들었으나…심장이 거부했소.피의 명령은 들렸으나,옛날 맹세가 더 강했소.”무린은 눈을 좁혔다.“옛날 맹세?”노인은 떨.. 2026. 1. 1. 외전 – 그의 울림을 곁에서 들으며 심장은 그를 자유롭게 했고, 나는 그 심장에 더 깊이 묶였다. 종소리가 처음 울렸을 때, 나는 몸이 떨렸다.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었다.심장 속으로 억지로 파고드는 쇠의 울림.숨이 막히고, 피가 휘청거렸다.나는 분노했다.“풍백현, 네가 감히 사람의 심장을 이렇게 더럽히다니…”내 불길이 흔들렸다.그럼에도 두려움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그때였다.무린의 심장이 울렸다.쿵—내 귀가 아니라, 내 살이 그 소리를 느꼈다.내 심장이 그의 맥과 겹쳐 뛰었다.종소리와 다른 울림.강제로 묶는 쇠가 아니라,스스로 터져나오는 불씨였다.나는 순간, 전율했다.“이건… 자유야.” 그러나 자유의 울림을 들으며,내 속은 불안으로 뒤틀렸다.‘이 울림은 나만 듣는 게 아니야.무림 전역이 느끼고 있어.그렇다면, 그는 더 멀리 가버릴지도 몰라.. 2026. 1. 1. 《혈룡기》 제33화 – 종소리의 확산, 무림의 균열 풍백현의 쇠가 울리자, 무림은 스스로 칼을 빼들었다. 풍백현이 울린 쇄의 종은 멈추지 않았다.혈후가 무너졌음에도, 울림은 무림 전역을 타고 번졌다.강호의 장터에서,산사(山寺)의 종루에서,성곽의 술집에서조차사람들은 귀가 아닌 심장으로 종을 들었다. 한가락 종소리를 들은 이들은 갑자기 서로를 노려보았다.“너도 쇠를 부수려는 자가 아니냐?”눈빛이 피로 물들었다.피를 섞어 맹세한 문도들은주군의 얼굴을 잊고, 종의 명에 무릎을 꿇었다. 개문파(開門派) 전각장로가 제자들을 모아 외쳤다.“천무린은 쇠를 부수려는 역적이다!풍백현 대협의 종을 따르라!”젊은 제자 하나가 주저했다.“하지만 사부님,무린은 우리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그때 도적 무리를 베어주신 분이…”장로의 눈동자가 붉게 번졌다.칼이 먼저 움직였다.“쇠를 거스.. 2025. 12. 31. 《혈룡기》 제32화 – 혈후의 사슬, 심장의 박자 쇠의 울림과 심장의 고동이 맞부딪쳤다. 골짜기의 안개가 찢어졌다.혈후가 걸어 나왔다.사슬 수십 줄이 그의 몸을 감아 갑옷을 만들었고,붉은 눈 하나가 무린을 꿰뚫었다.땅은 바람도 없이 흔들렸다.그것은 걸음이 아니라 종의 울림이었다.“명(命): 천무린. 구속(拘束).”혈후의 목소리는 종소리와 같았다.듣는 순간, 심장이 스스로 굳어졌다. 무린은 검을 쥐었다.심장이 불규칙하게 요동쳤다.균열이 커질수록 힘은 세졌지만,내부에서 스스로를 무너뜨리려 했다.화란이 그의 어깨를 붙들었다.“심장의 박자를 맞춰야 해.너 혼자선 깨질 거야.”그녀의 손끝에서 불씨가 심장으로 스며들었다.뜨겁고 규칙적인 맥박이 그의 고동에 겹쳤다. 혈후가 사슬을 들어올렸다.사슬마다 작은 종이 매달려 있었다.그것들이 동시에 울렸다.째앵—!공기마저 떨.. 2025. 12. 31. 《혈룡기》 제31화 – 첫 전장, 피로 태어난 자들 쇠가 울리면, 피가 사람의 이름을 지운다. 산능선 아래 골짜기.안개가 낮게 깔렸다.바람은 멈췄다.종소리는 멎지 않았다.무린이 칼을 쥐었다.심장은 여전히 불규칙했다.그러나 균열은 살아 있었다.얼음과 불의 사이, 그 틈.화란이 곁에서 숨을 고르고 속삭였다.“오네.”그녀의 손끝에서 작은 불씨가 튀었다.붉은 꽃.금방이라도 피바다로 번질 준비. 먼저 나타난 건 무인들이 아니었다.검은 망토.붉은 눈.피와 쇠로 빚은 혈사(血師).그들은 살갗 대신 쇠사슬을 몸에 감고 있었다.걸을 때마다 종의 잔향이 사슬 사이로 스며들었다.인간의 기척이었으나, 인간의 향이 아니었다.앞선 혈사가 철퇴를 바닥에 끌며 중얼거렸다.“명(命) : 천무린.”목소리는 사람의 것이었지만,입안에서 피가 먼저 울었다. 무린이 한 걸음 나섰다.“먼저 묻겠.. 2025. 12. 31. 이전 1 2 3 4 5 6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