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의 종이 무림을 묶을 때, 심장의 울림은 뜻을 가진 자들을 모았다.
산허리의 전장은 아직 피비린내로 젖어 있었다.
쓰러진 혈사들의 사슬은 흩어져 녹아내렸고,
붉은 안개는 바람을 타고 흘러내렸다.
무린은 검을 땅에 꽂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심장은 여전히 불규칙하게 요동쳤지만,
그 울림은 종소리와 맞서며 더 깊어지고 있었다.
화란이 그의 곁을 지키며 속삭였다.
“너의 울림을 들은 자들이 올 거야.
쇠에 묶이지 않은 심장은, 반드시 반응할 테니까.”
그 말이 끝나자, 숲길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십여 명의 무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눈빛은 붉지 않았다.
앞에 선 노인이 무릎을 꿇었다.
“소협, 우리는 종소리를 들었으나…
심장이 거부했소.
피의 명령은 들렸으나,
옛날 맹세가 더 강했소.”
무린은 눈을 좁혔다.
“옛날 맹세?”
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사문을 지키겠다는 맹세,
피가 아니라 뜻으로 맺은 맹세.
쇠는 그것을 꺾지 못하오.”
뒤이어 다른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객잔의 낭인들, 작은 문파의 제자들,
혹은 오랜 원한으로 이미 종소리에 등을 돌린 자들.
그들의 심장은 여전히 각자 달랐지만,
모두가 무린의 울림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겨왔다.
화란은 눈빛을 번뜩였다.
“봤지? 이제 우리도 군을 가질 수 있어.
쇠에 묶이지 않는, 심장의 군(軍).”
무린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피투성이 얼굴로, 그러나 똑바른 눈빛으로.
“나는 맹주라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보다 먼저,
심장의 울림을 따르는 자의 벗이 되겠다.”
그는 검을 높이 들어올렸다.
칼끝에서 서리와 불꽃이 함께 타올랐다.
울림이 바람을 타고 번졌다.
심장이 울렸다.
그 울림은 단순한 기운이 아니라,
뜻을 가진 자들의 가슴에 각인되는 맹세였다.
사람들이 무릎을 꿇었다.
낭인 하나가 외쳤다.
“천무린의 울림을 따르겠다!
쇠가 아닌 뜻에 묶이겠다!”
그 외침은 메아리처럼 번졌다.
“심장의 군이다!”
“쇠에 맞서는 군이다!”
무린은 칼을 내리고 깊이 숨을 쉬었다.
심장은 여전히 아팠지만,
그 고동이 더이상 외롭지 않았다.
화란이 옆에서 낮게 웃었다.
“이제 너 혼자가 아니야.
네 울림이, 군을 만들었어.”
무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피로 물든 입술이 미소로 번졌다.
“좋다.
이제 심장의 군으로, 쇠의 군을 맞서겠다.”
멀리, 다시 종소리가 울렸다.
풍백현의 웃음이 그 위에 겹쳤다.
“무린…
심장의 군이라.
그것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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