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이 맞붙은 전장, 두 심장은 서로를 겨눴다.
평원은 피와 쇠로 가득했다.
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
심장의 울림은 그에 맞서 퍼져나갔다.
그러나 전장을 지배하는 건 단 한 존재였다.
사슬 수십 줄을 몸에 두른,
거대한 그림자.
혈후.
그의 발걸음이 땅을 울릴 때마다
심장의 군 수십 명이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쇠의 공명에 심장이 강제로 조여진 것이다.
무린이 전방으로 나섰다.
“너와는 내가 싸운다.”
혈후의 붉은 눈이 무린을 꿰뚫었다.
“명(命): 천무린. 멸(滅).”
사슬이 바람처럼 휘둘러졌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뱀처럼 유연했다.
첫 충돌.
쾅—!
무린의 검끝에서 얼음과 불이 폭발했다.
그러나 혈후의 사슬은 곧 피를 빨아들여 재생했다.
베어도, 녹여도, 다시 이어졌다.
무린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심장이 요동쳤다.
균열에서 터져나오는 힘이 그를 버티게 했다.
“쇠는… 부술 수 있다!”
혈후가 사슬을 하늘로 뿌렸다.
수십 개의 쇠줄이 빗물처럼 쏟아졌다.
땅이 찢어지고, 병사들이 쓰러졌다.
화란이 뒤에서 불꽃을 터뜨렸다.
“무린! 네 앞만 봐! 뒤는 내가 막아!”
그녀의 불길이 사슬 사이로 파고들어
심장의 군을 지켜냈다.
무린은 오직 혈후만을 바라봤다.
칼이 휘둘러졌다.
균열검·역주파!
심장의 울림이 칼끝을 타고 퍼졌다.
혈후의 종이 흔들렸다.
사슬에 금이 갔다.
그러나 곧 피가 흘러나와 금을 메웠다.
혈후가 낮게 웃었다.
“심장이 쇠를 이겨도,
피는 늘 쇠로 돌아온다.”
무린의 이마에서 땀이 흘렀다.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꺼지지 않았다.
“그럼 피마저 얼리고, 불태우면 된다.”
그는 심장의 균열을 억지로 열어젖혔다.
칼끝이 푸른 빛과 붉은 불꽃으로 갈라졌다.
균열검·파쇄심.
콰아앙—!
칼끝이 혈후의 중심을 갈랐다.
사슬이 한꺼번에 부서지고,
종소리가 비명을 지르듯 꺾였다.
혈후가 무릎을 꿇었다.
붉은 눈이 흔들리며 꺼졌다.
그의 몸을 감던 사슬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무린은 피투성이로 서 있었다.
심장은 불규칙했지만, 여전히 뛰고 있었다.
“쇠는 완전하지 않아.
심장이… 끝내 울린다.”
전장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심장의 군이 함성을 질렀다.
“울림이다!
심장이 쇠를 이겼다!”
그러나 무린은 알았다.
풍백현의 종소리는 여전히 무림 전역에서 울리고 있다는 것을.
혈후 하나를 쓰러뜨렸다고,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멀리서 풍백현의 웃음이 바람을 타고 스며들었다.
“좋다, 무린.
심장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나는 끝까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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