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은 더 크게 울렸고, 그 틈새로 오래 묶인 이름이 스며들었다.
전투는 끝났으나 평원은 여전히 종소리로 뒤덮여 있었다.
쓰러진 쇄사단의 사슬이 땅을 기어다니듯 꿈틀거렸고,
붉은 안개는 피비린내와 뒤섞여 군을 짓눌렀다.
무린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 울렸고,
귓속에서는 종소리와 울림이 동시에 격돌하고 있었다.
화란이 그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무린! 버텨!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러나 그의 눈은 멀리 흐려져 있었다.
몸은 전장에 있었으나, 의식은 다른 곳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 심장의 틈새
어둠.
그 속에 사슬들이 얽혀 있었다.
쇠의 울림이 심장을 졸라매고 있었다.
그러나 그 틈새에서, 희미한 빛이 번졌다.
하얀 옷자락, 차가운 눈동자.
청류.
그녀는 쇠에 묶인 채 서 있었다.
안쇄가 눈을 가리고, 심쇄가 가슴을 틀어쥐고 있었지만,
입술은 분명 무린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무린…”
무린의 가슴이 요동쳤다.
종소리가 울림을 덮으려 했으나,
청류의 목소리가 그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는 손을 뻗으려 했다.
그러나 사슬이 심장을 붙들며 속삭였다.
“너의 심장은 우리 것이다.
청류도, 울림도, 쇠에 묶인다.”
무린은 이를 악물었다.
“아니…
쇠는 완전하지 않아.
내 심장이 울리는 한, 너를 꺼낼 수 있어.”
그 순간 균열이 크게 벌어졌다.
서리와 불꽃이 틈새에서 동시에 피어났다.
청류의 몸을 묶던 사슬에 미세한 금이 스쳤다.
청류의 눈이 번쩍 떴다.
안쇄 뒤에서 은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무린… 나는 아직 묶여 있어.
하지만, 네 울림을 들었어.”
📌 전장, 현실
무린의 몸에서 서리와 불꽃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군 전체가 그 기운에 휘말리며 뒤로 밀려났다.
화란이 놀라며 그를 붙들었다.
“지금… 무슨 걸 본 거야?”
무린은 숨을 몰아쉬며 낮게 속삭였다.
“청류다.
사슬 속에서, 내 울림을 듣고 있었다.”
화란의 눈빛이 흔들렸다.
두려움과 질투가 동시에 스쳤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거야?”
무린은 피투성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쇠는 그녀를 완전히 묶지 못했어.
내 심장이 닿는다면… 끊을 수 있어.”
멀리서 풍백현의 웃음이 메아리쳤다.
“좋다, 무린.
그녀의 이름까지 다시 불러내다니…
그렇다면, 쇠는 더 단단히 조여야겠군.”
종소리가 다시 증폭됐다.
대지가 흔들리고, 군 전체가 고통에 휘청거렸다.
무린은 검을 꽉 쥐며 이를 악물었다.
“청류… 기다려라.
내 심장이 끝내 쇠를 부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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